한 줄 결론. 퇴직금과 퇴직소득세는 계산식이 완전히 다르다. 퇴직금은 평균임금 × 30일 × 근속일수 ÷ 365로 정해지고, 세금은 근속연수공제 → 환산급여 → 환산급여공제라는 특수 구조를 거쳐 일반 소득보다 훨씬 낮게 매겨짐. 근속이 길수록 실효세율은 1~3%대로 내려가며,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여기서 다시 30~40% 감면됨. 순서만 알면 고용노동부·국세청 무료 계산기로 5분 안에 직접 확인 가능함.
퇴직금 계산과 세금 계산은 별개다
많은 사람이 “퇴직금 계산기”와 “퇴직소득세 계산기”를 같은 것으로 여기지만, 둘은 입력값도 산식도 다르다. 퇴직금은 얼마를 받느냐의 문제이고, 퇴직소득세는 그중 얼마를 세금으로 떼느냐의 문제다.
퇴직금 산정의 핵심 변수는 평균임금이다. 고용노동부는 평균임금을 “산정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간 지급된 임금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으로 정의한다. 이렇게 나온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으면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삼는다. 마지막 3개월에 상여·연차수당이 몰리면 평균임금이 올라가 퇴직금도 커지는 구조임.
반면 퇴직소득세는 오래 쌓인 목돈을 한 해에 한꺼번에 과세하면 누진세율 폭탄을 맞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근속기간으로 나눴다가 다시 곱하는 ‘연분연승(年分年乘)’ 방식을 쓴다. 그래서 같은 금액이라도 근속이 길수록 세금이 급격히 줄어듦.
정리하면 순서는 두 갈래다. 먼저 얼마를 받는지를 고용노동부 계산기로 확정하고, 그 다음 세금을 떼면 손에 얼마가 남는지를 국세청 홈택스로 확인하는 것이다. 이 둘을 뒤섞으면 “계산기 값이 왜 다르냐”는 혼란이 생김. 받는 금액 계산과 세금 계산은 도구부터 다르게 접근해야 함.
1단계 — 평균임금부터: 고용노동부 계산기 사용법
퇴직금 자체는 고용노동부 공식 계산기(moel.go.kr 퇴직금 계산)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객관적이다. 입력 순서는 다음과 같음.
| 순서 | 입력 항목 | 주의점 |
|---|---|---|
| ① | 입사일·퇴사일, 미산입/제외기간 | 육아휴직·수습 등 제외기간을 빼야 정확함 |
| ② | 직전 3개월 기본급·기타수당 | 세전 금액 기준, 식대 등 고정수당 포함 |
| ③ | 연간 상여금 총액·연차수당 | 1년치를 넣으면 3개월분으로 자동 안분됨 |
산식은 퇴직금 = 평균임금 × 30일 × 계속근로일수 ÷ 365다. 계산기가 이 식을 그대로 반영하므로, 직접 나온 값과 회사 지급액이 다르면 평균임금 산정 구간이나 제외기간을 회사가 잘못 잡았을 가능성을 의심해볼 만함.
2단계 — 퇴직소득세는 왜 이렇게 낮은가
퇴직소득세 계산은 국세청이 정한 다음 흐름을 거친다. 홈택스 ‘퇴직소득 세액 모의계산’에 금액과 근속연수만 넣으면 자동으로 나오지만, 구조를 알면 절세 판단이 가능해짐.
① 퇴직소득금액 = 퇴직급여 − 비과세
② 근속연수공제 차감
③ 환산급여 = (① − ②) ÷ 근속연수 × 12
④ 환산급여공제 차감 → 과세표준
⑤ 과세표준 × 기본세율 → ÷ 12 × 근속연수 = 산출세액
핵심은 ②와 ④의 두 공제다. 특히 근속연수공제는 오래 일할수록 커지도록 설계됨. 2023년 개정으로 공제 폭이 크게 상향됐고, 2026년 현재까지 이 표가 유지되고 있다.
| 근속연수 | 근속연수공제액 |
|---|---|
| 5년 이하 | 100만원 × 근속연수 |
| 6~10년 | 500만원 + 200만원 ×(근속−5) |
| 11~20년 | 1,500만원 + 250만원 ×(근속−10) |
| 20년 초과 | 4,000만원 + 300만원 ×(근속−20) |
환산급여공제는 환산급여 구간별로 차등 적용된다. 800만원 이하는 전액, 그 위로는 초과분에 대해 공제율이 점점 낮아지는 누진 구조임. 표로 보면 다음과 같다.
| 환산급여 구간 | 환산급여공제액 |
|---|---|
| 800만원 이하 | 전액 공제 |
| 800만~7,000만원 | 800만원 + 초과분 × 60% |
| 7,000만~1억원 | 4,520만원 + 초과분 × 55% |
| 1억~3억원 | 6,170만원 + 초과분 × 45% |
| 3억원 초과 | 1억5,170만원 + 초과분 × 35% |
과세표준이 정해지면 일반 종합소득세율(6~45% 누진)을 곱한 뒤, 다시 ÷12 × 근속연수를 해 최종 산출세액을 구한다. 이 ‘나눴다 곱하는’ 과정이 세율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장치임. 여기에 지방소득세가 산출세액의 10%로 별도 붙는다.
실제 숫자로 계산해 본다
추상적인 산식은 숫자를 넣어야 감이 온다. 비과세가 없다는 가정으로 두 사례를 계산해 봄. 아래 값은 국세·지방소득세를 합친 개략치이며, 실제는 홈택스 모의계산으로 확인해야 함.
사례 A — 근속 10년, 퇴직금 5,000만원
근속연수공제 1,500만원 → 환산급여 (5,000−1,500)÷10×12 = 4,200만원 → 환산급여공제 약 2,840만원 → 과세표준 1,360만원 → 세율 6% 적용 후 연분연승 → 총 세금 약 75만원(실효세율 약 1.5%).
사례 B — 근속 20년, 퇴직금 1억원
근속연수공제 4,000만원 → 환산급여 (10,000−4,000)÷20×12 = 3,600만원 → 환산급여공제 약 2,480만원 → 과세표준 1,120만원 → 세율 6% 적용 후 연분연승 → 총 세금 약 123만원(실효세율 약 1.2%).
두 사례를 실효세율로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근로소득이었다면 15~24% 세율을 맞을 금액인데, 퇴직소득 특례 덕에 1%대로 떨어짐.
여기서 얻는 실용 결론. 근속이 짧고 금액이 클수록 세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므로, 중간정산으로 근속연수를 리셋해 버리면 나중에 공제가 줄어 손해가 될 수 있음. 근속연수는 세금 계산의 ‘할인 쿠폰’과 같아서, 함부로 끊는 것이 능사가 아님.
왜 두 사례 모두 세율 6% 구간에 들어갔는지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환산급여 단계에서 근속연수로 한 번 나누기 때문에, 억 단위 퇴직금도 과세표준은 1,000만원 안팎으로 쪼그라든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근로자 퇴직금은 가장 낮은 6% 구간에 걸리고, 여기에 연분연승까지 겹쳐 실효세율이 1~3%대로 내려감. 퇴직금이 3억, 5억으로 커져야 비로소 상위 세율 구간이 의미를 갖기 시작함.
일시금 vs 연금 수령 — 세금이 갈리는 지점
퇴직급여를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 받아 연금으로 나눠 수령하면 퇴직소득세가 추가로 감면된다. 연금 수령 10년 차까지는 퇴직소득세의 30% 감면, 11년 차부터는 40% 감면이 적용됨. 목돈이 당장 급하지 않다면, 일시금 대신 연금화가 세금 측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음.
판단 기준은 이렇게 나뉜다. 당장 대출 상환·사업 자금 등 목돈 용처가 확실한 경우는 일시금이 합리적이고, 노후 현금흐름을 만들고 절세를 우선하는 경우는 연금 수령이 유리함. 한쪽이 정답이 아니라 자금 용처가 결정함.
숫자로 감을 잡아보면 이렇다. 앞의 사례 B(근속 20년·1억, 세금 약 123만원)를 IRP로 옮겨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수령 10년 차까지는 퇴직소득세의 30%인 약 37만원이 줄고, 11년 차부터는 40%인 약 49만원이 줄어든다. 금액 자체가 크지 않은 사례에서도 감면이 붙지만, 퇴직금이 수억 원대로 커질수록 감면액은 수백만 원 단위로 벌어짐. 목돈이 클수록 연금화의 절세 효과가 커지는 구조임.
다만 IRP로 옮긴 뒤 55세 이전에 중도 인출하면 감면받은 퇴직소득세가 되살아나고, 운용수익에는 기타소득세(16.5%)까지 붙을 수 있다. 연금화는 “55세 이후에 나눠 쓴다”는 전제가 지켜질 때만 유리하므로, 중간에 헐어 쓸 가능성이 크면 애초에 일시금이 나을 수 있음.
놓치기 쉬운 세 가지 실무 포인트
① 14일 지급기한. 회사는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합의 없이 이를 넘기면 사용자는 지연일수에 대해 연 20%의 지연이자를 물어야 함.
② IRP 의무이전. 원칙적으로 퇴직급여는 근로자가 지정한 IRP 계좌로 이전해 지급해야 한다. 다만 만 55세 이후 퇴직, 퇴직급여 300만원 이하, 사망, 외국인 출국 등은 예외로 일반 계좌 수령이 가능함.
③ 55세와 연금 수령. IRP로 받은 퇴직급여는 가입기간 조건 없이 만 55세 이상이면 바로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제2의 인생 설계에서 이 시점이 현금흐름 전환의 기준선이 됨.
회사가 자주 틀리는 계산 세 가지
직접 계산해보는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실무에서 퇴직금이 실제보다 적게 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임. 자주 벌어지는 오류는 다음과 같다.
① 상여·연차수당 누락. 평균임금에는 정기 상여금과 연차수당(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의 일정 비율이 포함돼야 한다. 이를 기본급만으로 계산하면 평균임금이 낮아져 퇴직금이 줄어듦. 고용노동부 계산기는 연간 상여·연차수당 칸을 별도로 두어 이를 반영함.
②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은데 그대로 적용. 직전 3개월에 무급휴직·결근이 많으면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게 나온다. 이때는 법적으로 더 높은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써야 하는데, 회사가 낮은 값을 그대로 쓰면 과소 지급임.
③ 제외기간 처리 오류. 수습·육아휴직 등은 평균임금 산정에서 빼야 하는데,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분모가 왜곡돼 금액이 달라진다. 입사·퇴사일과 제외기간을 정확히 넣는 것이 첫 단추임.
계산 결과가 회사 지급액과 5% 이상 벌어지면, 급여명세서 3개월치를 들고 근거를 요청해볼 만하다. 무료 계산기 화면을 캡처해두면 대화가 훨씬 수월해짐.
마치며 — 5분 체크리스트
정리하면 순서는 단순하다. 첫째, 고용노동부 계산기로 평균임금과 퇴직금 총액을 확인함. 둘째, 홈택스 모의계산에 금액·근속연수를 넣어 세후 실수령액을 확인함. 셋째, 목돈 용처가 확실하면 일시금, 아니면 IRP 연금 수령으로 30~40% 추가 감면을 저울질함. 넷째, 중간정산·근속 리셋은 공제 손실 여부를 따진 뒤 결정함. 계산기는 무료이고 5분이면 끝나므로, 회사가 계산한 값을 그대로 믿기 전에 한 번은 직접 맞춰보는 것이 안전함.
자주 묻는 질문
Q1. 퇴직소득세 계산기는 어디 것을 써야 하나.
퇴직금 총액은 고용노동부(moel.go.kr) 계산기, 세금은 국세청 홈택스 ‘퇴직소득 세액 모의계산’이 공식 도구다. 민간 계산기는 참고용으로만 쓰고, 최종 숫자는 홈택스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함.
Q2. 근속연수 1년 미만이면 퇴직금이 없나.
계속근로 1년 이상, 주 15시간 이상 근무가 법정 퇴직금 요건이다. 1년 미만이면 법정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음(회사 규정으로 별도 지급은 가능).
Q3. 중간정산을 받으면 세금이 유리한가.
대체로 불리하다. 중간정산 시점에 세금을 한 번 정산하고 근속연수가 리셋되면, 최종 퇴직 때 근속연수공제가 줄어 오히려 세부담이 커질 수 있음. 무주택 주택구입 등 법정 사유가 아니면 신중해야 함.
Q4. 퇴직금을 늦게 주면 어떻게 하나.
합의 없이 14일을 넘기면 연 20% 지연이자 대상이다. 고용노동부 진정 제기가 가능하며, 미지급은 근로기준법 위반임.
Q5. 연금으로 받으면 세금이 얼마나 줄어드나.
연금 수령 10년 차까지 퇴직소득세 30% 감면, 그 이후 40% 감면이다. 다만 연금 수령 중 발생하는 운용수익에는 별도로 연금소득세(3.3~5.5%)가 적용될 수 있음.
Q6. 퇴직금에도 국민연금·건강보험료를 떼나.
퇴직금은 근로소득이 아니라 퇴직소득으로 분류돼 국민연금·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이 아니다. 다만 퇴직 후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그해 소득·재산 기준으로 건강보험료가 별도 산정되므로, 소득 공백기의 보험료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음.
Q7. 계산기 값과 회사 지급액이 다르면 무조건 회사가 틀린 건가.
꼭 그렇지는 않다. 제외기간·상여 반영 방식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먼저 급여명세서로 입력값을 맞춰본 뒤 그래도 벌어지면 근거를 요청하는 순서가 합리적임. 감정이 아니라 숫자로 대화하는 것이 빠름.
참고한 1차 자료
- 고용노동부 — 퇴직금 계산(moel.go.kr) 및 평균임금 산정공식
- 국세청 — 퇴직소득세 계산방법(nts.go.kr)
- 국세청 홈택스 — 퇴직소득 세액 모의계산(hometax.go.kr)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easylaw.go.kr) — 퇴직급여 지급기한·IRP 의무이전
※ 본 글은 일반적인 제도 설명이며 개별 세액은 조건에 따라 달라짐. 정확한 금액은 홈택스 모의계산 또는 세무 전문가 확인을 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