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결론 — 추석에 회사에서 받는 상여금·선물세트·상품권은 원칙적으로 근로소득이고 세금이 붙는다. 소득세법이 비과세로 열거한 칸에 들어가야만 빠지는데, 명절 상여금은 그 목록에 없다. 널리 도는 “10만 원까지는 비과세”라는 말은 회사가 내는 부가가치세 규정이지 받는 사람의 소득세 규정이 아니다.
한국 회사는 명절에 직원에게 무언가를 준다. 현금이면 흔히 떡값이라 부르고, 현물이면 한우·과일·생필품 선물세트이거나 백화점 상품권이다. 2026년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이고, 법정 공휴일은 9월 24일(목)부터 26일(토)까지다. 주 5일제 기준으로는 일요일인 27일까지 나흘이 이어진다. 지금쯤 사내 공지가 돌고 받는 쪽에서는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 이거 세금 떼나.
“10만 원까지 비과세”는 회사의 세금 이야기다
이 문장은 실제 법에서 나왔다. 다만 나온 자리가 다르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19조의2는 사업자가 직원에게 복리후생 목적으로 주는 재화 중 일정 금액 이하를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다”고 정한다. 매입세액을 공제받은 자기생산·취득 재화를 직원에게 무상이나 싼값에 주면 ‘개인적 공급’으로 보아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는데, 그 부담을 한도 안에서 덜어 준 것이다.
한도는 두 차례 넓어졌다. 처음에는 경조사·명절·생일을 모두 합쳐 1명당 연 10만 원이었다. 2020년 개정으로 정기 경조사(설날·추석·창립기념일·생일)와 비정기 경조사(결혼·부고)가 갈라져 각 10만 원이 됐고, 2024년 11월 개정(대통령령 제34993호)으로 설날·추석과 창립기념일·생일이 다시 갈라져 세 갈래가 됐다. 지금은 각 항목이 1명당 연 10만 원 한도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지점이 하나 있다. 이 조항의 납세자는 회사다. 한도를 넘든 넘지 않든 직원의 소득세와는 층이 다르다. 회사가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아도 받은 사람의 근로소득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10만 원까지는 세금 안 뗀다”는 말이 사내에서 도는 배경에는, 회계팀이 보는 규정과 직원이 궁금해하는 규정이 서로 다른 층에 있다는 사정이 있다. 같은 10만 원이라는 숫자가 양쪽에 등장해 혼동됐을 가능성이 크다.
명절 상여금은 비과세 목록에 없다
근로자가 받는 것 중 세금을 면제받는 항목은 소득세법에 열거돼 있다. 목록에 적힌 것만 비과세이고, 적히지 않은 것은 과세가 원칙이다. 대표적인 항목은 아래와 같다. 항목마다 금액 한도뿐 아니라 요건이 함께 붙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 식대 — 회사에서 식사나 음식물을 제공받지 않는 경우에 한해 월 20만 원까지. 급여규정이나 근로계약서에 식대 지급 기준이 적혀 있어야 한다. 구내식당 식사와 현금 식대를 함께 받으면 현금 쪽은 비과세가 되지 않는다.
- 자가운전보조금 — 월 20만 원 한도. 본인 차량을 업무에 쓰고 별도 여비를 받지 않는 조건이다.
- 보육수당 — 6세 이하 자녀 관련 수당. 한도는 2024년에 월 10만 원에서 월 20만 원으로 올랐고, 자녀 1명당 적용은 2026년부터다.
- 출산지원금 — 위 보육수당과 별개 항목이다. 근로자 또는 배우자의 출산과 관련해 출생일 이후 2년 이내에 받는 급여로, 사용자별 최초 2회분까지 전액 비과세다. 사용자와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이 받는 경우는 제외된다.
- 자사·계열사 재화의 임직원 할인 — 2025년부터 신설된 칸이다. 재판매 제한 등 요건을 갖추면 연간 시가 합계의 20%와 240만 원 중 큰 금액까지 비과세된다.
이 목록에 명절 상여금은 없다. 떡값·명절 보너스·추석 특별상여 같은 이름이 붙어도 성격은 근로의 대가로 받는 급여여서 근로소득으로 합산된다. 이름을 바꿔 부른다고 과세 여부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무에서는 대개 추석이 낀 달이나 그 다음 달 급여에 상여금이 얹혀 나온다. 명세서의 세액이 평소보다 크게 찍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현물과 상품권은 금액을 어떻게 매기나
현금이 아니라 한우 세트를 받았다면 과세 대상이 아닐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소득세법은 금전 외의 것을 받은 경우 그 거래 당시의 가액으로 계산한다고 정한다. 물건으로 줬다고 소득이 아닌 것이 되지 않고, 지급 당시 시가로 환산해 근로소득에 더한다.
기준은 구입가가 아니라 시가다. 회사가 시중에서 사서 나눠 준 선물세트라면 구입가가 시가와 사실상 같아 구입가를 쓰는 경우가 많을 뿐이고, 가격이 달라졌다면 지급 시점의 시가를 따른다. 회사가 만든 제품이라면 원가가 아니라 시중에 파는 가격이 출발점이다. 다만 이익의 크기는 받은 방식에 따라 다르다. 무상으로 받았다면 시가 전액이 이익이고, 싸게 샀다면 시가에서 실제로 낸 돈을 뺀 차액이 이익이다. 그렇게 산정한 이익에 대해 본인 소비·재판매 제한 같은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보고 앞서 본 2025년 신설 비과세 한도를 적용한다.
상품권이 특히 오해를 부른다. 현금처럼 쓸 수 있고 기록도 남아 과세 판단이 가장 단순한 쪽인데, 봉투에 담겨 나오다 보니 ‘비공식 선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통상 액면가가 기준이 된다.
추석에 받는 것들 — 한 장 기준표
| 받는 것 | 내 소득세 | 금액 기준 |
|---|---|---|
| 명절 상여금(떡값) | 과세 | 지급액 전액 |
| 선물세트(현물) | 원칙 과세 | 지급 당시 시가 — 자사·계열사 제품은 요건·한도 내 예외 |
| 백화점 상품권 | 과세 | 통상 액면가 |
| 귀성 교통비 명목 정액 지급 | 과세 | 지급액 전액 |
| 결혼·부고 등 경조금 | 과세 제외 가능 | 사회통념상 타당한 범위 |
| 식대 | 조건부 월 20만 원까지 | 식사 미제공 요건 충족 시 |
‘과세 제외 가능’은 조건부다. 경조금은 금액과 사유에 따라 판단이 갈린다. 귀성 교통비는 명칭과 무관하게 개인의 귀성 비용을 보전해 주는 성격이면 급여로 본다.
표에서 읽어야 할 것은 개별 항목이 아니라 경계선이 어디에 그어졌는가다.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있으면 과세다. 예외로 빠질 여지는 세 갈래다. 첫째, 결혼·부고 등 구체적 경조사에 따른 경조금이 사회통념상 타당한 범위에 있을 때. 둘째, 앞서 본 자사·계열사 재화의 임직원 할인이 요건과 한도를 충족할 때. 셋째, 지급 주체가 회사가 아니라 사내근로복지기금이고 그 기금이 적법한 용도사업으로 명절선물이나 경조금을 지급한 경우다. 같은 선물세트라도 회사 예산에서 나왔는지 기금에서 나왔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릴 수 있다는 뜻이다. ‘위로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빠지지는 않는다. 공로금·위로금 성격의 급여는 소득세법 시행령이 근로소득의 범위에 명시해 두고 있다. 명절 지급은 전 직원에게 일률적으로 나가므로 과세 쪽에 놓인다.
경조금 한 칸만 다르게 취급되는 이유
경조금은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서 오가는 부조로 본다. 한국에서 결혼식과 장례식에 봉투를 건네는 관습은 회사 밖에서도 작동하고, 회사가 직원 가정의 경조사에 돈을 보태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축의금 관습 자체를 따로 정리한 축의금 금액 기준도 같은 배경 위에 있다.
다만 기준이 “사회통념상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라는 표현이어서 숫자로 고정돼 있지 않다. 국세청 해석은 경조사비 지급 규정, 경조사 내용, 회사의 지급 능력, 직원의 직위와 연봉 등을 함께 보아 사실 판단할 사항이라고 본다. 규정 없이 특정인에게만 크게 지급하면 과세로 뒤집힐 여지가 생긴다는 뜻이다.
명절에는 이 논리가 작동하지 않는다. 전 직원이 같은 날 같은 것을 받고, 지급의 근거가 재직이기 때문이다.
실수령액에서 얼마나 빠지나
빠지는 비율은 상여금 액수가 아니라 이미 받고 있는 소득이 어느 구간에 있는지가 정한다. 빠지는 금액은 거기에 더해 상여금 규모에 비례한다. 소득세는 누진 구조여서 늘어난 과세표준에는 그 사람의 한계세율이 적용된다. 지방소득세 10%를 포함한 부담은 아래와 같다.
| 과세표준 구간 | 한계세율(지방소득세 포함) | 과세표준 100만 원 증가 시 세금 |
|---|---|---|
| 1,400만 원 이하 | 6.6% | 약 6만 6,000원 |
| 1,400만~5,000만 원 | 16.5% | 약 16만 5,000원 |
| 5,000만~8,800만 원 | 26.4% | 약 26만 4,000원 |
| 8,800만~1억 5,000만 원 | 38.5% | 약 38만 5,000원 |
| 1억 5,000만~3억 원 | 41.8% | 약 41만 8,000원 |
| 3억~5억 원 | 44.0% | 약 44만원 |
| 5억~10억 원 | 46.2% | 약 46만 2,000원 |
| 10억 원 초과 | 49.5% | 약 49만 5,000원 |
표는 과세표준이 100만 원 늘어날 때의 산출세액이다. 상여금 100만 원을 받는다고 과세표준이 100만 원 느는 것은 아니다. 총급여가 늘면 근로소득공제도 함께 늘어 대체로 증가분이 그보다 작다. 다만 근로소득공제 한도에 이미 도달한 고소득 근로자라면 상여금 전액만큼 과세표준이 늘 수 있다. 구간 경계에 걸치거나 세액공제가 달라지면 결과가 또 달라진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는다. 상여금은 건강보험·국민연금 등 사회보험의 보수에 포함된다. 다만 보험마다 산정 시기와 상한이 달라 결과가 갈린다. 국민연금은 기준소득월액에 상한이 있어 이미 상한에 걸린 사람은 추가 부담이 생기지 않고, 기준소득월액이 갱신되기 전에 퇴직하면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 건강보험은 연말정산 방식으로 사후에 맞춰진다.
반대로, 명세서에서 그 달에 떼인 금액이 최종 세금은 아니다. 상여금 원천징수는 간이세액표에 따른 예납이어서 실제 세액은 이듬해 연말정산에서 다시 계산된다. 그 달에 많이 떼였다면 돌려받을 여지가 있고, 적게 떼였다면 더 낼 수도 있다.
추석 지출 자체를 줄이는 쪽이라면 이동과 진료에서 구조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추석 기차표 배정 구조와 연휴 진료비 가산 구조를 따로 정리해 두었다.
자주 묻는 질문
회사가 10만 원짜리 선물세트를 줬는데 왜 세금을 떼나?
10만 원 한도는 회사의 부가가치세를 면해 주는 규정이다. 받는 사람의 근로소득은 별개로 계산된다. 두 규정이 같은 숫자를 쓰다 보니 섞여 알려졌다.
상품권을 봉투로 받았는데 회사가 급여에 안 넣었다면?
1차 책임은 원천징수 의무가 있는 회사에 있다. 다만 소득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순서는 회사가 수정 원천징수와 연말정산으로 바로잡는 것이 먼저다. 근로소득만 있는 사람은 연말정산으로 납세 의무가 끝나므로 회사의 누락만으로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의무가 자동으로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다른 신고 사유가 함께 있다면 그때 합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명절 상여금을 경조금으로 처리하면 세금을 피할 수 있나?
어렵다. 경조금으로 인정되려면 결혼·부고 등 구체적 사유가 있어야 하고, 지급 규정과 금액이 사회통념상 타당해야 한다. 전 직원에게 명절마다 일률 지급하는 돈은 그 요건에 들어가지 않는다.
귀성 교통비도 세금을 떼나?
그렇다. 귀성은 업무상 출장이 아니라 개인 일정이어서, 영수증으로 정산해 받더라도 원칙적으로 근로소득이다. 실비 정산이 비과세로 이어지는 것은 업무상 출장 여비이고, 본인 차량을 업무에 쓰는 조건의 자가운전보조금(월 20만 원)도 요건이 다르다. 명칭만으로 비과세가 되지는 않는다.
참고 — 국가법령정보센터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 국세청 근로소득 안내 · 국세상담센터 출산·보육수당 · 일간NTN, 경조사 관련 재화 비과세 한도 개정. 개별 사안은 회사 급여규정과 국세청 상담(126)으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