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은 할인율이 아니라 진료 항목에 있다 — 5세대 실손보험이 판매를 시작한 첫 달, 1·2세대에서 갈아탄 계약은 5,534건에 그쳤음. 2026년 11월부터 기존 계약을 5세대로 바꾸면 3년간 보험료를 절반만 내는 계약전환 할인이 열린다(금융위원회가 제시한 예시 기준이며 확정 조건은 시행 시 공고). 그런데 이 선택의 유불리는 할인율에서 갈리지 않는다. 5세대가 자기부담률만 올린 게 아니라 일부 비중증 항목은 아예 뺐고, 비중증 특약에서 받은 보험금이 일정액을 넘으면 다음 해 보험료가 할증된다는 점이 부호를 바꾼다. 게다가 2026년 7월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넘어가면서 계산의 전제가 한 번 더 바뀌었다. 공개된 제도 조건과 사례로 경계값을 직접 계산해봤다.
첫 달 전환 5,534건 — 할인이 시행되기 전의 숫자다
5세대 실손보험은 2026년 5월 6일 판매를 시작했음. 금융위원회는 실손보험을 약 4,000만 명이 가입한 대표적 의료비 보장 상품으로 설명한다. 개편의 표적은 2013년 3월 이전에 가입해 재가입 조건이 없는, 그래서 옛 보장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는 1·2세대 계약이었다.
출시 직후 성적표는 기대와 달랐다. 손해보험 9개 사 기준으로 5월 6일부터 6월 5일까지 한 달간 유입된 5만 289건은 신규 가입 4만 3,031건과 기존 계약 전환 7,258건으로 나뉘고, 전환분 가운데 1·2세대에서 넘어온 계약은 5,534건이었음. 언론이 인용한 ‘전환율’은 0.03%와 0.33%로 엇갈리는데, 1·2세대 보유계약 전체를 분모로 두고 계산하면 약 0.03%가 맞다. 0.33%는 열 배 큰 값이라 표기 오류로 보인다.
여기서 믿을 만한 것은 비율이 아니라 절대 건수다. 다만 첫 달 수치만으로 미전환 원인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이동의 핵심 유인으로 설계된 계약전환 할인이 그 시점에는 아직 시행 전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첫 달 1·2세대 전환 5,534건 · [추론] 전환율 수치는 매체별 분모가 달라 그대로 인용하기 어렵다.
왜 안 움직였는지는 자료로 확정하기 어렵다. 다만 구조는 분명하다. 1·2세대는 자기부담이 없거나 20% 수준이고 비급여 보장 범위가 넓다. 갈아타기는 결국 보험료 할인과 보장 축소를 맞바꾸는 거래인데, 맞바꾸는 비율이 사람마다 다르다. 그 비율을 계산하려면 5세대가 정확히 무엇을 줄였는지부터 봐야 한다.
5세대가 손댄 것은 자기부담률만이 아니다 — 항목을 뺐다
흔히 “5세대는 자기부담률이 50%로 올랐다”로 요약되지만, 이 문장은 절반만 맞다. 5세대는 비급여를 중증 특약과 비중증 특약으로 이원화했고, 비중증 안에서도 이용량이 많았던 일부 항목은 자기부담을 올린 게 아니라 아예 보장에서 제외했다.
비중증으로 분류될 때 보장에서 빠지는 대표 항목은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비급여 주사제, 미등재 신의료기술이다. 이 경우 자기부담률 50%가 아니라 보험금이 아예 나오지 않는다. 다만 같은 시술이라도 산정특례 대상 질환과 관련된 치료라면 중증 특약에서 보장될 수 있어, 시술명이 아니라 질환과의 관련성으로 갈린다. 계산할 때 이 구분을 뭉개면 결과가 두 배까지 틀어진다.
여기에 2026년 7월 1일자 변화가 겹친다.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되면서 더 이상 순수한 비급여가 아니게 됐다. 수가는 회당 43,850원으로 통일되고 본인부담률은 95%이며, 인정 횟수는 주 2회·연 15회이며, 수술이나 골절로 인한 관절 구축·강직 등 뚜렷한 의학적 소견이 있을 때에 한해 연 24회까지 인정된다. 원칙적으로 도수치료 전에 기본 물리치료를 2주 이상·4회 이상 받아야 한다는 선행 요건도 붙었다. 다만 수술 후 관절 운동이 제한되는 경우처럼 조기 치료가 필요하면 선행 치료 없이 인정되는 예외가 있다. 횟수만 채운다고 급여가 되는 것은 아니고 대상 질환·시행 시간·처방 및 시행 주체 등 급여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근거는 보건복지부 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 보도자료다.
이 변화 때문에 도수치료는 아래 손익분기 계산에서 빼야 한다. 인정 기준 안의 도수치료는 급여로 처리되고, 급여 항목의 실손 지급액은 비급여처럼 ‘진료비 × 보장률’로 떨어지지 않는다. 통원 공제액과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이 함께 걸리는 별도 계산식을 타기 때문이다. 본인부담률이 95%인 관리급여에서는 이 공제 구조 탓에 실제 지급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인정 기준을 벗어난 치료의 비용 처리와 미용·비의료 목적 시술의 보장 여부도 규칙이 각각 다르다.
따라서 이 글의 손익분기 계산은 5세대 비중증 특약에서 제외된 항목(체외충격파·비급여 주사제·미등재 신의료기술)과 자기부담률이 50%로 오른 항목만을 대상으로 한다. 도수치료 지출이 큰 경우라면 이 표로 판단하지 말고, 최근 청구 건별로 기존 약관 지급액과 5세대 예상 지급액을 직접 대조해야 한다. [사실] 관리급여 수가·본인부담률·인정 횟수 · [추론] 세대별 약관의 관리급여 처리 방식은 개별 약관 확인이 필요하다.
| 구분 | 4세대 기준 | 5세대 | 성격 |
|---|---|---|---|
| 급여 입원 본인부담률 | 20% | 20% | 유지 |
| 중증 비급여 자기부담률 | 30% | 30% | 유지 + 상급종합·종합병원 입원 시 연 500만 원 자기부담 상한 신설(근골격계 이학요법·체외충격파·주사료는 상한에서 제외) |
| 근골격계 이학요법치료 일체·비급여 주사제·미등재 신의료기술(비중증) | 보장 | 보장 제외 | 비중증일 때 항목 제외(항암제·항생제·희귀의약품 주사는 예외) |
| 도수치료(2026년 7월 관리급여 전환) | 기준 충족 시 급여 | 기준 충족 시 급여 | 2026년 7월 관리급여 전환 · 세대별 급여 공제식만 다름 |
| 그 밖의 비중증 비급여 자기부담률 | 30% | 50% | 부담률 인상 |
| 비중증 특약 연 보험금 한도(상해·질병 각각) | 5,000만 원 | 1,000만 원 | 한도 축소 · 비급여 MRI·MRA는 별도 연 200만 원 |
위 표의 왼쪽 열은 4세대 기준이다. 1·2세대의 자기부담 구조는 상품별로 0~20% 등으로 갈리므로 한 줄로 묶을 수 없고, 본인 계약은 약관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한 가지 더 짚어둘 것이 있다. 1,000만 원은 진료비 기준선이 아니라 보험금 지급 한도다. 자기부담금을 뺀 뒤 지급되는 금액의 누계가 한도에 닿으면 그 뒤로는 보험금이 나오지 않는다. 한도도 하나가 아니다. 비중증 상해와 질병에 각각 연 1,000만 원이 걸리고, 비급여 자기공명영상 검사는 연 200만 원이 따로 적용된다. 통원 공제액 등 세부 조건은 약관마다 다르다. 개편 내용의 원문은 금융위원회 5세대 실손보험 보도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리하면 5세대는 중증을 지키고 비중증을 두 갈래로 나눠 손댄 상품이다. 병원을 거의 가지 않는 가입자에게 깎인 부분은 원래 쓰지 않던 보장이고, 도수치료를 정기적으로 받던 가입자에게는 보장이 사라진 것에 가깝다. 같은 상품이 누구에게는 반값이고 누구에게는 반쪽인 이유가 여기 있음.
여기에 한 겹이 더 있다. 5세대 비중증 특약에는 비급여 보험료 차등제가 적용된다. 발표 기준으로 이 제도는 2028년 5월 이후 갱신분부터 비중증 특약의 직전 1년 지급보험금을 기준으로 작동한다. 지급보험금이 없으면 다음 해 비중증 특약 보험료가 회사별 산출률에 따라 내려가고(발표 예시 약 5%), 100만 원 미만이면 할증이 붙지 않으며, 300만 원 이상이면 비중증 특약 보험료에 최대 +300% 할증이 붙어 기준보험료의 4배가 될 수 있다. 전체 보험료가 아니라 비중증 특약 부분에 적용되는 배수다. 2년 연속 무사고 시 전체 보험료를 10% 깎아주는 제도는 이와 별개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지점이 있다. 보장에서 아예 빠진 항목은 지급보험금이 0원이라 할증 대상이 아니다. 보장에서 빠진 항목은 아무리 많이 이용해도 그 부분은 할증 대상이 아니고, 대신 보험금도 나오지 않는다.
11월에 열리는 문은 둘, 신청 창구는 6개월짜리다
2026년 11월부터 1·2세대 가입자에게 두 갈래 선택지가 열린다. 이름이 비슷해 하나로 읽히지만 기존 계약을 버리는가 지키는가에서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계약전환 할인은 기존 계약을 5세대로 완전히 바꾸는 방식이다. 보험사가 옛 계약을 사들이는 재매입 성격이며, 전환 후 3년간 5세대 보험료의 50%만 낸다는 것이 발표 시 제시된 예시다. 다만 이 신청 창구는 11월부터 6개월 한시로 운영한 뒤 연장 여부를 검토한다는 것이 금융위원회 설명이다. 3년은 할인 기간이고 6개월은 신청 기간이라, 두 숫자를 섞으면 판단이 어긋난다.
선택형 할인 특약은 기존 계약을 그대로 두고 원하지 않는 보장만 떼어내는 방식이다. 옵션은 세 가지다. ① 근골격계 물리치료·체외충격파치료 및 비급여 주사제 면책 ② 비급여 자기공명영상 검사 면책 ③ 자기부담률 20% 적용. 앞의 둘은 항목을 빼는 방식이고 셋째는 부담률을 올리는 방식이라 성격이 다르다. 셋을 모두 선택하면 1세대는 약 40%, 2세대는 약 30% 수준의 인하가 예상된다는 것이 발표 기준이다.
| 항목 | 계약전환 할인 | 선택형 할인 특약 |
|---|---|---|
| 기존 계약 | 소멸(5세대로 전환) | 유지 |
| 보험료 인하 폭 | 3년간 50%(발표 예시) | 1세대 약 40% · 2세대 약 30% |
| 지속 기간 | 3년 한시(이후 5세대 보험료 전액) | 특약을 유지하는 동안 |
| 보장 구조 | 5세대 규칙 전면 적용 | 기존 계약 유지 + 옵션1·2 면책 + 옵션3 선택 시 자기부담률 20% |
| 신청 기간 | 11월부터 6개월(연장 검토) | 11월 시행 |
| 선택지 | 보험료 인하 폭 | 크기 비교 |
|---|---|---|
| 계약전환(3년간) | 50% | |
| 선택형 특약 · 1세대 | 약 40% | |
| 선택형 특약 · 2세대 | 약 30% |
표만 보면 계약전환이 가장 큰 폭이다. 다만 계약전환의 50%는 3년만 붙고 그 뒤에는 5세대 보험료 전액을 내며 보장도 5세대 규칙을 따른다. 선택형 특약은 인하 폭이 작은 대신 기존 계약의 뼈대를 남긴다. 숫자의 크기와 지속 기간이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구조라, 큰 쪽을 고르는 것이 자동으로 유리한 선택이 되지 않는다. 정책 발표 원문은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게시판과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서 찾을 수 있다.
손익분기 산수 — 경계값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전환이 이득인지 손해인지는 두 금액의 크기 비교다. 한쪽은 줄어드는 보험료, 다른 한쪽은 늘어나는 자기부담이고, 둘이 같아지는 지점이 손익분기다. 공개된 1세대 사례는 60대 여성 기준 월 178,489원이 전환 직후 21,270원, 할인이 끝나면 42,539원이 된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3년간 고정되는 것은 50%라는 할인율이지 금액이 아니다. 5세대 기준보험료는 매년 갱신되므로 2·3년차 납입액은 21,270원보다 오를 수 있다.
여기서 갈라진다. 늘어나는 자기부담을 계산하려면 내가 쓰는 비급여가 어느 칸에 있는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 체외충격파처럼 5세대에서 빠진 항목이라면 보장률 차이가 100%포인트에 가깝고, 그 밖의 비중증이라면 50%포인트다. 두 경계값이 두 배 가까이 벌어지는 이유가 여기 있음.
| 구간 | 월 납입액(1년차 기준) | 연 절감액 | 경계값 · 제외 항목(100%p) | 경계값 · 그 밖 비중증(50%p) |
|---|---|---|---|---|
| 전환 전(1세대) | 178,489원 | — | — | — |
| 전환 후 1년차(예시) | 21,270원 | 약 189만 원 | 약 189만 원 | 약 377만 원 |
| 할인 종료 후(예시) | 42,539원 | 약 163만 원 | 약 163만 원 | 약 326만 원 |
읽는 법은 이렇다. 이 사례에서 3년 할인 구간의 연 절감액은 약 189만 원이다. 5세대에서 아예 빠진 항목만 쓰는 사람이라면 그 항목에 연 189만 원을 넘게 쓰는 순간 전환은 손해로 넘어간다. 여기서 ‘빠진 항목’은 체외충격파·FIMS·신장분사·증식치료 등 근골격계 이학요법치료 일체와 비급여 주사제, 미등재 신의료기술처럼 5세대 비중증 특약에서 제외된 부분을 가리킨다. 도수치료는 급여로 넘어가 별도 계산식을 타므로 이 칸에 넣지 않는다. 반대로 보장은 유지되면서 자기부담률만 50%가 되는 항목을 쓴다면 경계값은 약 377만 원까지 올라간다. 이 값은 기존 1세대 계약에서 해당 항목을 자기부담 없이 보장받고 있었다고 가정한 것이다.
기존 계약의 자기부담이 0%가 아니라 20%였다면 차이는 각각 80%포인트·30%포인트로 줄고 경계값은 더 위로 올라간다. [추론] 위 금액은 공개된 사례 보험료와 열거한 가정에만 해당하는 예시이며, 실제 보험료·보장 항목·통원 공제액은 나이·상품·보험사·약관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통원 최소 공제액과 항목별 세부 한도는 이 표에 반영돼 있지 않다. 또한 이 표는 비급여 영역만 놓고 계산한 값이다. 급여 영역에서도 1·2세대와 5세대의 통원 공제액·본인부담 처리가 달라 차액이 생기므로, 전체 손익을 보려면 급여·관리급여·비급여를 청구 건별로 모두 합산해야 한다.
이 표는 1년차 비교로만 읽어야 한다. 5세대는 1년 갱신이고, 2028년 5월 이후 갱신분부터는 비중증 특약에서 받은 보험금이 100만 원 이상일 때 구간별 할증이 붙는다. 2년차부터 실제 납입액이 고정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 하나, 여러 칸의 비급여를 동시에 쓰는 경우에는 칸별 손실액을 합산해 절감액과 비교해야 한다. 칸 하나만 떼어 보면 각각은 경계값 아래인데 합계는 넘는 상황을 놓친다. 더 정확히 보려면 보장률을 곱하는 방식 대신, 최근 청구 건별로 기존 약관에서 받은 금액과 5세대에서 받을 금액을 각각 구해 그 차이를 더하는 편이 낫다. 통원 최소 공제액과 회당·연간 한도가 청구 건마다 다르게 걸리기 때문이다.
절감액이 작을수록 경계값도 같이 내려온다
1세대 사례는 절감 폭이 큰 편에 속한다. 2세대이거나 보험료가 낮은 계약이라면 절감액이 작아지고, 손익분기도 그만큼 아래로 내려온다. 계산식은 단순하다. 연 절감액 ÷ 보장률 차이 = 1년차 경계값이며, 이는 비급여 영역만 놓고 본 값이다. 앞서 짚었듯 보험금이 지급되는 항목에는 2028년 5월 이후 차등제 할증이 붙을 수 있어, 이 식만으로 다년 손익을 대신할 수 없다.
| 월 절감액 가정 | 연 절감액 | 경계값 · 제외 항목 | 경계값 · 그 밖 비중증 | 사례 대비 크기 |
|---|---|---|---|---|
| 3만 원 | 36만 원 | 36만 원 | 72만 원 | |
| 5만 원 | 60만 원 | 60만 원 | 120만 원 | |
| 10만 원 | 120만 원 | 120만 원 | 240만 원 | |
| 15.7만 원(사례) | 189만 원 | 189만 원 | 377만 원 |
월 5만 원을 아끼는 계약이라면 제외 항목 기준 경계값은 연 60만 원이다. 비급여 주사제나 체외충격파를 꾸준히 받는 경우라면 어렵지 않게 닿는 구간이다. 즉 절감액이 작은 계약일수록 ‘조금만 아파도 손해’의 문턱이 낮게 놓인다. 할인율이 30%냐 50%냐를 비교하는 것으로는 이 지점이 보이지 않음.
시계를 10년으로 늘리면 답이 한 번 더 바뀐다
1년 단위 손익분기는 출발점일 뿐이다. 실손보험은 수십 년을 끌고 가는 계약이라 누적으로 보면 결론이 달라지는 구간이 생긴다. 앞의 사례를 10년으로 늘려봤음.
보험료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1세대를 두는 쪽은 10년간 약 2,142만 원을 낸다. 전환하는 쪽은 3년간 월 21,270원, 이후 7년간 월 42,539원으로 합계 약 434만 원이다. 차이는 약 1,708만 원이고, 제외 항목 기준으로 나누면 연 171만 원, 그 밖의 비중증 기준으로는 연 342만 원이 경계값으로 나온다.
문제는 이 가정이 현실과 다르다는 점이다. 1·2세대는 손해율이 높아 갱신 때 인상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인상률이 매번 커진다는 제도적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고 연령·위험률·손해율·회사별 요율에 따라 갈린다. 보험료가 매년 10%씩 오른다고 가정하면 10년 누적 납입액은 약 3,414만 원으로 불어나고, 경계값은 각각 연 298만 원·596만 원까지 올라간다.
| 10년 가정 | 유지 시 누적 | 전환 시 누적 | 경계값 · 제외 항목 | 경계값 크기 |
|---|---|---|---|---|
| 보험료 인상 없음 | 약 2,142만 원 | 약 434만 원 | 연 171만 원 | |
| 연 10% 인상 가정 | 약 3,414만 원 | 약 434만 원 | 연 298만 원 |
해석은 이렇다. 기존 계약의 보험료 인상 속도가 빠를수록 전환의 손익분기는 위로 올라간다. 비급여를 꽤 쓰는 사람이라도 1·2세대 보험료가 가파르게 오르는 구간에 들어서면 전환이 유리해지는 시점이 온다는 뜻이다. 지금 보험료만 놓고 비교하면 이 전환점이 보이지 않는다.
반대 방향의 변수도 있다. 5세대는 1년마다 갱신되고 5년마다 그 시점 상품 조건으로 재가입되며, 2028년 5월 이후에는 비중증 특약 지급보험금이 300만 원 이상일 때 그 특약 보험료에 최대 +300% 할증이 붙는다. 전환 쪽 누적액을 434만 원으로 고정한 위 계산은 이 할증과 갱신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았다. 다만 방향을 한쪽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보험금이 지급되는 비중증 항목을 쓰면 할증이 붙어 경계값이 내려가지만, 보장에서 아예 빠진 항목만 쓰는 경우에는 지급보험금이 0원이라 오히려 무사고 할인 쪽에 가까워진다. [사실] 1년 갱신 · 5년 재가입 · 2028년 5월 이후 차등제 적용 · [추론] 전환 후 보험료 경로는 확정되지 않았다.
반대 시각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비중증 비급여 과잉 이용이 실손 적자와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을 만들어왔다고 본다. 이 관점에서는 1·2세대의 넓은 보장이 유지될수록 나머지 가입자가 비용을 나눠 지는 구조가 굳어진다. 개인의 손익분기와 제도 전체의 지속가능성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급여·비급여 본인부담 기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비급여 관리 정책은 보건복지부 자료를 함께 보면 앞뒤가 맞는다.
철회 창구는 6개월까지만 열려 있다
계약전환을 ‘한 번 하면 끝’으로만 이해하면 정확하지 않다.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계약자별 최초 1회에 한해, 전환 후 3개월 이내에는 보험사고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철회할 수 있고, 6개월까지는 해당 보험사고가 없었던 경우 철회가 가능하다. 그 기간이 지나면 사실상 복원 경로가 없다.
이 조건은 판단에 약간의 여유를 준다. 다만 무비용 시험으로 쓸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철회하면 보험료 차액 정산이 따르고, 철회한 뒤 다시 전환하려면 심사와 재가입 제한이 걸릴 수 있다. 최종 약관에서 정산 방식과 재전환 조건을 확인하기 전에는 ‘일단 바꿔보고 아니면 돌리자’는 접근을 권하기 어렵다. 다만 두 구간의 조건이 다르다. 3개월 이내라면 보험사고가 있었더라도 철회할 수 있고, 3개월을 넘겨 6개월까지는 해당 보험사고가 없었던 경우에만 가능하다. 기준은 청구 여부가 아니라 보험사고 발생 여부다.
선택형 할인 특약은 기존 계약을 유지한 채 보장 일부만 면책하는 구조라 성격이 다르다. 다만 발표안은 이 특약을 1회 가입으로 제한하고 있어, 기존 계약이 남는다는 이유만으로 되돌리기 쉽다고 단정할 수 없다. 철회·복원 가능 여부는 최종 약관에서 확인한 뒤에 비교하는 것이 순서다.
11월 전에 확인할 것 — 내 실손이 몇 세대인지부터
제도가 열려도 대상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계약전환 할인과 선택형 할인 특약은 2013년 3월 이전에 가입해 2013년 3월 이전에 가입해 재가입 조건이 없는 1·2세대 계약을 겨냥해 설계됐음. 같은 2세대라도 재가입 조건이 붙은 후기 계약은 대상이 아니다. 순서는 이렇게 잡는 편이 낫다.
- 가입 시점과 상품명 확인 — 2009년 9월 이전이면 1세대, 2009년 10월부터 2013년 3월까지면 2세대 구간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증권 또는 보험사 앱의 가입일자로 확인한다.
- 최근 3년 의료비를 다섯 칸으로 나눠 집계 — ① 산정특례 대상 질환 치료와, 원질환 치료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생긴 합병증 치료는 중증 특약 칸(원질환 치료가 끝난 뒤 합병증만 치료하는 경우는 중증에서 빠진다), ② 관리급여로 인정된 도수치료는 급여 칸, ③ 체외충격파·FIMS·신장분사·증식치료 등 근골격계 이학요법치료와 비급여 주사제·미등재 신의료기술처럼 5세대에서 빠진 항목은 제외 항목 칸, ④ 그 밖의 비중증 비급여는 자기부담 50% 칸, ⑤ 의료기술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아 중증 여부와 무관하게 빠지는 항목은 별도 칸에 넣는다. 칸마다 손실이 생기는 방식이 다르므로, 칸별 손실액을 모두 더한 합계를 연 절감액과 비교해야 한다. 각 칸이 따로 경계값 아래여도 합계가 절감액을 넘으면 전환은 손해다.
- 가족 단위로 볼 것 — 한 사람 기준으로는 경계값 아래여도 부양가족 계약을 함께 옮기면 결과가 달라진다.
- 지금 보험료가 아니라 5년 뒤 예상 보험료로 비교 — 1·2세대는 갱신 때 인상 폭이 큰 경우가 많아, 현재 금액만 보면 절감액이 과소평가되기 쉽다. 인상률을 하나로 못 박지 말고 여러 시나리오로 비교하는 편이 낫다.
- 시행 시 확정 조건을 다시 대조 — 할인율·신청 기간·대상 상품의 최종 기준은 11월 시행 시점에 공고된다. 지금 수치는 발표 기준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3년 50% 할인이 끝나면 보험료가 원래대로 돌아가나.
발표 예시 기준으로, 1·2세대 보험료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5세대 보험료 전액을 내게 된다. 여기에 직전 1년 비급여 이용 실적에 따른 할인·할증이 따로 붙는다. 공개된 사례의 1년차 금액으로 보면 월 21,270원에서 42,539원으로 오르는 구조이고, 전환 전 178,489원과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Q. 도수치료를 계속 받고 있는데 전환하면 어떻게 되나.
2026년 7월부터 도수치료는 관리급여로 바뀌어 인정 기준 안에서는 급여로 처리된다. 회당 43,850원·본인부담 95%이며, 대상 질환·시행 시간·처방 및 시행 주체·선행 치료·횟수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급여로 처리된다. 연 24회는 수술이나 골절로 인한 관절 구축·강직 등에 한정된다. 급여 항목의 실손 지급액은 통원 공제액과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이 함께 걸리는 계산식을 타므로, 비급여처럼 보장률을 곱해 추정하면 어긋난다. 인정 기준을 벗어난 치료의 비용 처리와 미용·비의료 목적 시술의 보장 여부는 규칙이 각각 다르므로, 시술명만으로 단정하지 말고 진단명과 횟수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Q. 전환했다가 후회하면 되돌릴 수 있나.
전환 후 3개월 이내에는 조건 없이, 6개월까지는 해당 보험사고가 없었던 경우 철회할 수 있다는 것이 발표 기준이다. 그 이후에는 사실상 복원 경로가 없다.
Q. 3·4세대 가입자도 이번 제도를 쓸 수 있나.
이번 두 제도는 2013년 3월 이전에 가입해 재가입 조건이 없는 1·2세대를 대상으로 한다. 3·4세대는 이미 재가입 주기가 설정돼 있어 별도 경로를 따른다.
Q. 중증 질환에 걸리면 5세대가 더 불리한가.
중증 일반 비급여는 한도 5,000만 원과 자기부담률 30%가 유지되고, 상급종합·종합병원 입원 치료에 한해 연 500만 원 자기부담 상한이 새로 생겼다. 다만 중증과 관련된 3대 비급여는 다르게 적용된다. 근골격계 이학요법·체외충격파는 연 350만 원, 주사료는 250만 원, 자기공명영상 검사는 300만 원의 별도 한도가 걸리고, 이 가운데 근골격계 이학요법·체외충격파와 주사료는 500만 원 자기부담 상한 계산에서 빠지고, 자기공명영상 검사는 상한에 포함된다. 중증 구간만 놓고 5세대가 불리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항목별 한도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마치며
이 글은 특정 상품의 가입·해지·전환을 권유하지 않는다. 여기 적은 189만 원·377만 원·171만 원 같은 숫자는 공개된 제도 조건과 언론이 소개한 사례 보험료를 대입해 계산한 예시이며, 통원 최소 공제액·항목별 세부 한도·비급여 보험료 차등제에 따른 할증, 그리고 급여 영역의 지급액 차이는 반영돼 있지 않다. 실제 보험료와 보장 범위는 가입 시점·연령·상품·보험사 약관에 따라 달라진다.
확실한 것은 판단의 축이 할인율이 아니라는 점이다. 50%와 30% 중 큰 쪽을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내가 1년에 어떤 비급여를 얼마나 쓰는지, 그중 5세대에서 비중증으로 분류돼 빠지는 항목이 얼마인지, 그 이용이 다음 해 보험료 할증으로 되돌아오는지의 문제다. 그 숫자는 보험사도 대신 계산해주지 않는다. 11월 시행 전에 최근 3년 진료비 내역을 직접 꺼내 칸별로 나눠 집계해두고, 확정 조건이 공고되면 다시 대조한 뒤 신중히 결정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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