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타면 4,800원입니다. 심야 할증이 붙으면 5,800원, 밤 11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는 6,700원입니다. 거리와 시간에 따른 추가 요금은 붙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요금은 원가를 계산해서 나온 숫자가 아닙니다. 지금 강남을 도는 차에는 시험운전자가 타고 있어서, 로보택시가 줄여준다는 인건비가 하나도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원가가 얼마가 될지는 사람이 내린 뒤에야 정해집니다.
지금 한국에서 실제로 굴러가는 것
서울시가 2024년 9월 26일 강남·서초 일부 지역에서 ‘심야 자율주행 택시’를 시작했습니다. 약 17개월간 무료로 운행하다 2026년 4월부터 유료로 전환했습니다. 운행 대수는 2026년 3월 16일부터 3대에서 7대로 늘었고, 기존 사업자 에스더블유엠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새로 합류했습니다.
| 항목 | 내용 |
|---|---|
| 운행 구역 | 강남 일대 약 20.4㎢ |
| 운행 시간 | 평일 심야 |
| 요금 | 4,800원 / 5,800원 / 6,700원 — 시간대별 기본요금만 |
| 거리·시간 요금 | 없음 |
| 호출 | 카카오T |
| 차량 | 7대 |
| 운전석 | 시험운전자 1인 동승 |
| 수동 구간 | 골목길·어린이보호구역 등 |
출처: 서울시 —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 4월부터 유료 전환 · 서울시 스마트서울뷰 — 심야 자율주행 택시 소개
이 요금이 원가와 무관한 세 가지 이유
1. 사람이 아직 타고 있습니다
서울시 자료에 “시험운전자 1인 동승”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즉 기사 인건비가 그대로 나가는 상태에 자율주행 장비값이 얹힌 구조입니다. 원가만 놓고 보면 지금은 일반 택시보다 비쌉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한국 택시 원가의 구성 때문입니다. 서울시가 255개 택시회사 재무자료를 전수 조사한 택시운송원가 분석에 따르면, 법인택시 1대 하루 총원가 290,011원 중 운전직 인건비가 192,401원입니다. 정비직·임직원까지 합치면 인건비가 73.3%입니다. 연료는 10.3%, 보험 3.9%, 차량 감가상각은 2.9%에 불과합니다.
로보택시가 줄인다는 비용은 사실상 이 73% 하나입니다. 그런데 그게 아직 안 줄어든 겁니다.
2. 정액제라 거리와 요금이 연결돼 있지 않습니다
운행 구역이 20.4㎢로 좁아 거리·시간 요금 없이 기본요금만 받습니다. 3km를 가든 8km를 가든 같은 값입니다. 원가는 거리에 비례해 늘어나는데 요금은 고정이니, 이 요금표에서는 km당 채산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3. 7대는 원가를 논할 규모가 아닙니다
차량 7대로는 관제센터·정비·충전설비 같은 고정비를 나눠 담을 수가 없습니다. 대당 고정비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잡히기 때문에, 지금 숫자로 미래 원가를 추정하면 반드시 틀립니다.
그럼 진짜 원가는 얼마가 될까
사람이 내렸다고 가정하고 계산해 보면 그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서울 법인택시의 실측 주행거리·실차율·보험료를 그대로 쓰고, 차량은 중국 바이두가 20.46만 위안(약 4,300만원)에 내놓은 6세대 로보택시급을 도입한다고 놓으면 이렇게 나옵니다.
| 규제 시나리오 | 관제원 1명당 차량 | 유상 km당 원가 | 사람 택시 대비 |
|---|---|---|---|
| 차내 안전요원 수준 | 1대 | 약 726원 | 2.2배 저렴 |
| 중국 법정 하한 준용 | 3대 | 약 421원 | 3.9배 저렴 |
| 미국 웨이모 수준 | 12대 | 약 306원 | 5.3배 저렴 |
비교 기준인 사람 택시의 유상 km당 운송원가는 1,633원입니다(광주시가 2025년 요금 산정 용역에서 낸 수치). 즉 어떤 규제 시나리오에서도 로보택시 원가가 절반 아래로 떨어집니다.
차량 단가·주행거리·실차율·관제 비율을 직접 바꿔가며 확인하시려면 로보택시 km당 손익 계산기를 쓰시면 됩니다. 미국·중국 기본값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무인이 돼도 인건비가 다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위 표에서 원가를 가른 건 차값이 아니라 관제원 1명이 몇 대를 보느냐였습니다. 그리고 이건 기술이 아니라 규제가 정합니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7월 7일 무인 자율주행차 안전운행 요건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실시간 원격관제 체계와 관제센터-차량 간 양방향 통화 장치를 의무 요건으로 넣었습니다. 자율주행 시스템 이중화, 비상정지 수단, 별도 비상제동 기능, 고장·운행영역 이탈 시 관제센터 경고와 안전 정지 전략도 함께 요구됩니다.
즉 한국에서도 “무인”은 관제실에 사람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관제원 1명이 몇 대까지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숫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이 값을 교통운수부 지침으로 1대 3으로 못박았고, 우한의 바이두 로보택시는 정확히 그 하한을 쓰고 있습니다. 규제가 허용하는 최대치까지 이미 줄인 상태라는 뜻입니다.
한국이 이 숫자를 어떻게 정하느냐가 로보택시 요금의 바닥을 정하게 됩니다.
언제 운전자가 내리나
같은 가이드라인이 문턱도 정했습니다. 무인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려면 1만 5,000km 이상 실증주행을 마쳐야 합니다. 다만 3,000km 이상 주행한 동일 시스템·제원 차량이라면 최대 5대까지 주행거리를 합산할 수 있습니다. 시험운전자의 제어권 전환은 160km당 1회 이하로 유지해야 합니다.
국토부는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차량을 단계적으로 무인화하고, 대구 동성로·경북 경주 등 그동안 레벨3으로 운영돼온 시범운행지구의 완전 무인화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임시운행허가 기간도 최장 5년에서 9년으로 늘리기 위해 자동차관리법 시행령을 고칠 계획입니다.
다만 서울 강남 구간에서 시험운전자가 언제 내리는지는 확인된 바 없습니다. 가이드라인은 기술 개발 단계의 임시운행허가 기준이고, 유상 여객운송을 무인으로 하는 것은 별도의 문제입니다. 출처: 매일신문 — 무인 자율주행차, 1만5천㎞ 실증주행 넘어야 도로 나온다
정리
- 한국에 자율주행 택시는 이미 있고 유료입니다. 강남 20.4㎢, 평일 심야, 7대, 4,800~6,700원 정액.
- 다만 시험운전자가 동승하므로 인건비 절감은 아직 0입니다. 지금 요금은 원가 계산의 결과가 아닙니다.
- 사람이 내렸다고 가정하면 유상 km당 원가는 300~730원대로, 사람 택시(1,633원)의 절반 이하입니다.
- 그 범위를 가르는 건 차값이 아니라 관제원 1명당 차량 대수이고, 이건 규제가 정합니다. 한국은 아직 미정입니다.
- 원가가 이렇게 낮으면 요금은 원가가 아니라 다른 것이 정하게 됩니다 — 기존 택시업계와의 조정, 인가 요금, 초기 점유율 경쟁 같은 것들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금 한국에서 로보택시를 탈 수 있나요?
서울 강남 일대 약 20.4㎢ 안에서 평일 심야에 카카오T로 호출할 수 있습니다. 2026년 4월부터 유료입니다. 다만 완전 무인이 아니라 시험운전자가 함께 탑니다.
요금이 왜 거리에 상관없이 같나요?
운행 구역이 좁아 기본요금(심야 할증 포함)만 적용하고 거리·시간 요금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구역이 넓어지면 이 방식은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무인이 되면 요금이 반값이 되나요?
원가는 계산상 절반 이하로 떨어지지만, 원가가 내려간다고 요금이 자동으로 따라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미국 웨이모는 원가 우위를 요금 인하가 아니라 프리미엄 가격으로 가져갔습니다. 한 실측 조사에서는 웨이모 요금이 우버보다 평균 12.7% 비쌌습니다.
기존 택시 기사들은 어떻게 되나요?
이미 줄고 있습니다. 서울 법인택시 기사는 2019년 12월 30,527명에서 2026년 1월 20,501명으로 3분의 1이 감소했습니다(서울시 택시현황). 이 감소는 로보택시 때문이 아니라 코로나 이후 이탈과 처우 문제 때문이지만, 무인화 논의가 시작될 때의 출발점이 이 숫자라는 점은 짚어둘 만합니다.
차값이 더 싸지면 빨리 오나요?
차값보다 규제가 먼저입니다. 계산기에서 차량 단가를 절반으로 낮춰도 유상 km당 원가는 그만큼 떨어지지 않습니다. 반면 관제원 1명당 차량 대수를 3대에서 12대로 바꾸면 원가가 눈에 띄게 움직입니다.